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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 토템 2


책은 몽골제국과 로마제국이 세계의 강자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를 늑대토템 숭배문화에서 찾는다. 아시아에서 늑대토템숭배는 강족, 견융족, 훈족에서 시작하여 백랑, 흉노, 고차, 선비, 돌궐, 거란 등을 거쳐 현대의 몽골민족까지 이어져왔다. 저자는 천전의 입을 빌어 늑대 토템에 내재된 유목민족의 정신적 가치를 4불 정신 으로 압축한다. 여기서 4불이란 불식不息, 불음不淫, 불이不移, 불굴不屈이다. 저자는 인내심, 기지, 집단주의, 모성애, 살성 같은 늑대의 본성과 자유로움 그리고원시적 활력을 예찬한다. 용의 전인이라는 중국인들이 갑자기 몽골 초원의 늑대와 징기스칸을 들먹이며 늑대토템을 강조하는 것은 그리 웃음지으며 보아줄 만한 일은 아니다. 사실 늑대하면 흉노족의 토템으로 더 유명한데 흉노족은 가야의 시조와도 연관이 깊기에 우리 한민족에게도 늑대토템이그리낯선 신앙만은 아닌 셈이다. 늑대는 동북아 유목민족의 수조獸祖이자 전신戰神이다. 천전은 늑대토템의 유목정신과 늑대병법을 빌어 강한 문명적 리더십을 강조한다. 앞서 언급한 4불 정신 처럼 늑대는 절호의 기회를 붙잡아 초지일관하고, 순간의 기아와 탐욕을 절제하고,결코 사람들에게 길들여지지 않으며, 강자 앞에서 무릎 꿇지 않고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을 보인다.또한 정찰이나 포진, 매복공격, 기습과 같은 전략전술에서부터 날씨와 지형까지 이용할 줄 아는 늑대 특유의 병법은 몽골과 로마의 기병들에게 활용되었다. 바오순궤이가 자살공격까지 감행하며 군마들을 공격한 늑대무리들을 보고 사무라이 정신을 가진 일본놈들처럼 잔인하다고 매도하자, 천전(陳陣)은 다음과 같이 항변한다. "자살 공격을 전부 소일본의 사무라이 정신에 가져다 붙이면 안 됩니다. 둥춘루이, 황지광, 양건스 같은 항일영웅들도 적과 함께 죽기를 마다하지 않았는데, 그렇다면 그것도 사무라이 정신이라고 할 수 있나요? 어느 누구든 어느 민족이든, 만약 적과 함께 죽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굴복하지 않겠다는 불굴의 정신이 없다면, 남에게 통치당하는 노예가 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늑대의 자살공격도 누가 배웠느냐에 따라, 잘 배우면 영웅이 되어 칭송 받고 사람들이 그를 위해 눈물을 흘려주지만, 그렇지 못하면 사무라이 파시즘이 됩니다. 죽음 앞에서도 굴하지 않는 정신이 없다면 사무라이 파시즘 앞에서 무릎 꿇을 수밖에 없죠."(1권175-6쪽) 20살 무렵의 천전은 아직 낭성狼性과 양성羊性의 교잡과 수혈에 대한 문명론적 인식이 부족했지만 건전한 낭성과 위험한 낭성을 구분할 줄은 알았다. 책은 천전과 그의멘토비릴 노인의 입을 빌어 늑대가 초원의 존재 유무를 판가름짓는 생태의 지표라고 강조하며 생태의식을 근근히드러낸다.올론초원에 전해 내려오는 민간신화에서 늑대는 몽골의 신 탱그리 와 산신이 파견한 생태계의 보호자이다. 만약 누군가 초원과 산을 훼손하고 유린한다면 늑대들이 그것들을응징하게 하였다.
늑대의 혼에서 깨우치는 삶의 숭고함! _〈워싱턴 포스트〉
위대함 중의 위대함! 감동 중의 감동! 서사를 뛰어넘는 걸작 신화의 탄생!

몽골 초원에서 늑대와 함께 생활한 작가 장룽이 30여 년간 연구와 사색 끝에 세상에 공개한 자전적 소설 늑대 토템 . 이 책은 2004년 출간된 이후 중국 대륙에서 24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해적판까지 포함하면 무려 1800만부 이상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로, 중국 문화대혁명 시기, 지식청년으로서 내몽골에서 늑대와 생활하며 깨우친 늑대의 생태와 정신을 기반으로 한 소설이다.

저자인 장룽은 문화대혁명이 터진 이듬해인 1967년, 21살의 나이로 내몽골 올론초원 농장에 자원해 초원생활을 시작하여 11년 동안 노동을 했다. 이 책은 초원에서 생활하는 동안 ‘늑대 정신’과 ‘유목민족’이라는 다른 문화와 접촉한 경험으로 깨우치게 된 문제의식과 영감을 바탕으로 30여 년간 연구와 사색 끝에 완성한 것이다.

늑대토템 은 2007년, 영국의 부커상을 주최하는 맨그룹(Man Group)이 홍콩에서 창설한 문학상, 아시아의 부커상이라 불리는 ‘맨 아시아 문학상(Man Asian Literary Prize)’의 제1회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으며, 중국에서는 영화화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미국 펭귄출판그룹은 선인세 10만 달러라는 중국 소설 중 최고 수출가를 기록하며 판권을 사들여 올해 전 세계에 동시 발행하였다.


21. 초원의 여름
22. 작은 스승
23. 백조의 호수
24. 태고의 울음
25. 초원의 총괄자
26. 소통할 수 없는 대화
27. 네 개의 송곳니
28. 황연, 하늘을 덮다
29. 천둥 치는 밤에 온 손님
30. 야성은 영원하다
31. 위험한 손님
32. 원치 않은 배반
33. 신성불가침의 자유
34. 잔혹한 미래
35. 영원한 자유를 꿈꾸며
에필로그

늑대토템과 지적 탐구
해설_정재서(문화평론가, 이화여대 중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