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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경감 듀

ioujhgd 2024. 1. 31. 13:05


범죄 추리 소설을 계속 읽다 보면 몰랐던 작가나 책을 이런저런 경로로 알게 된다. 이 책도, 이 책이 속한 미스터리 책장이라는 시리즈 이름을 알게 된 것도 내게는 부담스러운 행운이다. 이 재미있는 책들을 언제 다 읽는단 말인가......1920년대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의 영국을 배경으로 한다. 이어 배경을 미국으로 가는 여객선으로 옮긴다. 살인 사건은 일어나고 배 안의 누군가는 경찰이 된다. 가짜 경찰. 가짜라는 신분을 들키지 않고서, 제대로 수사도 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도, 신기하게분위기는 범인을 잡는 쪽으로 흐른다. 작가의 솜씨일 테다. 인물과 인물 간의 대화나구성을 통해 긴장감과 유머를 잃지 않게 해 주는 글솜씨. 미스터리 영역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애거서 크리스티를 비롯해서 영국소설을 더러 읽고 있다 보니 영국이라는 나라나 민족적 특성이 아주 낯설지는 않다. 그 중에는 우리와 영 달라 새로운 점도 있고 어떤 것은 우리나 거기나 지금이나 그때나 다를 바가 없어 더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는 그런 점을 인간 본성이라고 말한 것 같은데 끄덕여진다.부부란 뭘까?마음이 변하기 전의 부부 사이와 마음이 변한 후의 부부 사이. 더할 수 없이 친밀하다가도 더할 수 없이 먼 원수가 될 수도 있는 사이. 마침 오늘 어떤 정치가가 아내를 죽였다는 기사가 났던데, 죽여야 할 만큼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어떤 이해 관계가 파멸을 불러일으켰을까? 죽이고 난 후의 후회나 상실감은 남은 생에 어떤 작용을 하게 될까? 이야기는 이야기, 현실은 현실이라지만, 요즘의 현실 중에는 이야기보다 더 극적인 게 많아서 구별이 안 될 정도다. 이 책을 소개하는 글에서 작가가 남긴 말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다. 많은 독자들이 현실에서 우울함을 느낄 때 과거로 도망치고 싶어 한다 는 말. 그랬던가. 내가 추리 소설을 자꾸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던가. 과거만은 아니겠지만 내 이중성을 고려해 본다면 그런 것 같다. 나쁘다는 게 아니라 내가 모른 척하려고 하는 나의우울 지표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할 필요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이대로 계속 읽어 나가고 싶기도 하고.
가짜 경감 듀 는 유쾌함과 풍자, 본격 추리에 서스펜스까지 미스터리의 각종 요소가 한데 어우러진 작품이다. 탐정이 등장해 논리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며, 처음 모의했던 살인은 마지막에 가서야 그 진상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긴장감의 끈을 놓칠 수 없다. 또한 추리 소설이지만 로맨틱 코미디를 읽는 기분이 드는 희한한 작품이기도 하다. 등장인물의 망상이 더해져 웃음을 유발하는 귀여운 로맨틱 코미디.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1920년대 격변기의 모습을 철저한 조사와 고증으로 깨알같이 재현해 냈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도 이 작품을 감상하는 중요한 포인트이다.


Part 1. 방랑자
Part 2. 라임라이트
Part 3. 녹아웃
Part 4. 그의 새 직업
Part 5. 뉴욕의 왕
Part 6. 이민자
작가 정보 - 피터 러브시
해설 - 이동윤